전광훈 목사, ‘뿔 달린 전광훈’ 사진 건 교회 상대 손배소서 최종 패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 목사 ‘초상권 침해’ 손배소 걸어
法. "전 목사 공인에 해당" 패소판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등을 주도하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자신의 머리에 뿔이 달린 듯한 모습의 사진을 현수막으로 게시한 교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전 목사가 자신의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대전의 한 교회와 이 교회 남모 담임목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남 목사는 2022년 9월 교회에서 계획한 강좌를 홍보하기 위해 교회 건물 정면과 측면에 전 목사 사진과 ‘아웃(OUT)’이라는 붉은색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 현수막 속 사진의 원본은 전 목사 머리 양쪽에 마치 뿔이 달린 것 같은 구도로 연출돼 화제가 된 한 언론사 사진이었다. 전 목사는 이 사진을 현수막에 넣어 게시한 행위가 악의적 불법행위로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남 목사와 남 목사가 속한 교회를 상대로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은 전 목사를 공인으로 볼 수 있는지와 언론에 공개된 사진을 사용한 행위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남 목사와 교회가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전 목사에게 3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전 목사가 공인이거나 이에 준하는 위치에 있다고 판단해 남 목사 손을 들어줬다. 전 목사가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자 기독자유통일당 대표였던 점이 공인에 준한다고 봤다. 해당 사진이 이미 다수 언론에 실려 전 목사가 입은 피해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도 전 목사가 공적 논쟁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미 보도와 논평의 대상이 될 위험을 감수했다는 점, 전 목사가 우리 사회 전체의 관심 대상이 돼 온 점, 전 목사에 대한 비판이 헌법상 보장된 종교적 표현에 해당한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