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한 학생이 수능 성적표를 든 채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재수생에게 연휴가 어디 있나요. 특강 들으려고 서울 왔어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후 재수를 결심한 정모(19) 씨는 지난 24일 본가인 충남 천안시에서 경기 성남시 할머니 댁으로 상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설 전날인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설 연휴가 길어진 틈을 타 열리는 이른바 ‘연휴 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성남시에서 정 씨가 수업을 듣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까지는 대중교통으로 꼬박 한 시간이 걸리지만, 정 씨는 "그래도 지하철로 다닐 수 있어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길어진 설 연휴에 여행을 떠나거나 고향을 방문하는 이들이 늘었지만 정 씨와 같은 수험생들로 대치동과 서울 양천구 목동 등 대표적 학원가는 북적이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 시기 수험생들을 겨냥한 연휴 특강이 줄줄이 열리며 인기 과목·강좌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학부모들이 많이 이용하는 입시 관련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현강(현장강의) 자리 하나 겨우 잡았다"는 글도 올라왔다.
정 씨처럼 수도권에 연고가 없는 지방 수험생들은 수험생 전용 숙소인 ‘학사’를 이용하기도 한다. 학사는 수험생들의 식사와 빨래, 청소까지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서비스에 따라 100만~수백만 원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한 대치동 학사 관계자는 "학생들 대부분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학사에) 입사한 상태"라며 "설 연휴 기간 내내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수능 직후부터 예약이 마감된다. 이에 일부 수험생 학부모들은 학원가에 위치한 오피스텔이나 원룸텔을 단기 임대하거나 근처 호텔에 장기 투숙하기도 한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현장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 학부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사교육 부담이 더해지는 것 같아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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