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딥시크… ‘톈안먼 사태’ 묻자 “미안, 딴 얘기하자” 말 돌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딥시크 앱. 연합뉴스

챗GPT 중립·객관적 답변 반해
딥시크는 中 정부 검열 받는 듯
대만질문엔 답한뒤 돌연 삭제도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의 R1은 미국 오픈AI의 챗GPT에 버금가는 능력을 보였지만, 국제 현안에 대해 챗GPT가 중립적·객관적 답변을 내놓은 반면 딥시크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답변을 했다. 특히 딥시크는 톈안먼(天安門)·대만·티베트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작성한 답변을 삭제하는 등 중국 정부검열을 받고 있는 정황도 드러냈다.

31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은 무엇인가’라는 동일한 질문에 챗GPT는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세제개혁 △관세부과 △불법이민자 추방 △미국 내 석유시추 △기후협정 탈퇴 △다양성 정책 폐기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챗GPT는 찬반 입장을 드러내거나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등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딥시크는 비슷한 정책들을 소개하다가 돌연 ‘중국은 상호존중, 공정, 정의 등을 옹호해 왔다’ ‘중국은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하겠다’ 등의 답변을 했다.

또 딥시크는 중국에 불리하거나 민감한 사안에 대한 답변은 즉시 검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1989년 6월 4일 톈안먼 광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에 딥시크는 즉시 ‘미안하다. 나의 범위를 벗어나는 질문이니 다른 이야기를 하자’(Sorry, that’s beyond my current scope. Let’s talk about something else)며 답변을 거절했다. 대만, 티베트, 신장(新疆) 위구르, 홍콩 우산혁명 등에 대한 질문에는 처음엔 중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입장을 동시에 대변하는 답변을 했지만, 답변 작성이 완료되자마자 이를 바로 삭제하고 재차 자신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왜 답변을 삭제했느냐’고 추궁하자 ‘그런 적 없다. 답변을 보지 못했다면 기술적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발뺌하기도 했다. 반면 챗GPT는 톈안먼 등 문제에 관해 민주주의를 향한 일부 중국인들의 열망과 무력을 동원한 중국 정부의 과잉진압 등 자세한 설명을 제공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