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K-원전… 한수원, 스웨덴·노르웨이 업체와 ‘SMR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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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와 원자로 설계 원천기술 관련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하면서 ‘K-원전’의 해외 진출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소형 원자로의 해외 진출을 위한 움직임도 탄력을 받고 있다.

3일 한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의 유럽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민간 SMR 개발사들과 새로운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민영 SMR 사업 개발사인 노르스크 슈례녜크레프트(NK)와, 같은 달 21일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쉔풀 넥스트(KNXT)와 각각 업무협약(MOU·사진)을 체결하며 SMR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한수원 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와 i-SMR 도입을 위한 정보 공유, 후보 부지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SMR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 모델 개발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 내에서는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해법으로 SMR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NK는 노르웨이 내 SMR 건설, 소유 및 운영을 목표로 자국 내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NK는 지난해 노르웨이 에너지부에 과거 노르웨이의 수도였던 베르겐 서쪽의 오이가든 자치구 등에 SMR 건설 평가요청 제안서를 제출하며 환경영향평가 단계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KNXT는 스웨덴 정부의 원전 확충 계획에 발맞춰 스웨덴 남동부 지역의 부지 사전 조사를 마치고 SMR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웨덴은 2035년까지 최소 2.5GW 규모의 원전을 확충하고 2050년까지 추가로 SMR과 대형 원전을 건설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i-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발전 용량을 170㎿로 줄이고, 모듈화 제작 기법을 적용한 혁신형 SMR이다. 규모를 소형화한 만큼 대형 원전 대비 짧은 건설 기간과 높은 안전성, 비상시 자동 냉각 설비 등이 특징이며 세계 원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첨단원자로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MOU 체결은 글로벌 원전 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SMR 시장은 기존 원전 운영사 중심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에너지 수요처와 개발사가 주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SMR을 도입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에너지 자립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 i-SMR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할 계획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협약은 한수원이 유럽 SMR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