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처음엔 ‘파리의 수치’ 흉물 취급받아[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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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작년 한 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곳은 프랑스다. 유엔 세계관광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14억 명의 해외여행객 중 절반이 넘는 7억4700만 명이 유럽을 찾았고, 1억 명이 프랑스를 방문했다.

프랑스 하면 에펠탑(Eiffel Tower)이 떠오른다. 에펠탑은 파리를 넘어 프랑스의 상징으로 불린다. 그만큼 에펠탑은 세계 문화·예술의 고장 프랑스가 자랑하는 부동의 랜드마크다.

에펠탑은 탑을 세운 프랑스의 건축공학자이자 설계자인 귀스타브 에펠(1832∼1923)의 이름에서 따왔다. 에펠은 불후의 작품인 에펠탑의 건설로 ‘철의 마술사’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에 맞춰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건설됐다. 에펠탑은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여전히 파리 시민과 프랑스 국민의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에펠탑은 처음부터 파리의 상징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예술성과 공업성, 추함과 아름다움을 놓고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 소설가 기 드 모파상, 에밀 졸라, 알렉상드르 뒤마, 작곡가 샤를 구노 등 유명 예술인들은 ‘파리의 수치’ ‘추악한 철덩어리’ ‘천박한 이미지’라며 비판에 앞장섰다.

모파상은 종종 탑의 2층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유를 그곳이 파리에서 탑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모파상의 식사 습관이 그의 반감을 달래주는 데 충분했던 것 같지는 않다. 모파상은 1890년 발표한 단편소설 ‘방랑생활’에서 에펠탑에 대한 감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소설에서 “나는 에펠탑 때문에 파리 아니 프랑스를 떠났다…이 거대하고 흉측한 뼈대를 벗겨버리지 않는다면 우리 세대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며 탑에 대한 혹평을 늘어놓았다. 에펠탑이 프랑스 최고의 상징물로 인정받게 된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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