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올트먼·손정의 ‘깜짝 3자 회동’…한미일 ‘AI 동맹’ 신호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삼성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샘 올트먼 오픈AI CEO와의 3자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전격 회동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생태계를 이끄는 3사 협력을 계기로 한국·미국·일본의 ‘삼각 동맹’이 본격화할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이 깜짝 방문했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오라클과 함께 추진하는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와 관련해 이 회장과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3자 회동을 위해 앞서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서초사옥 도착 후 기자들과 만나 "스타게이트 업데이트와 삼성 그룹과 잠재적 협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 장소는 서초사옥 5층 코퍼레이트 클럽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외부인 방문 시 미팅이 진행되는 일종의 접견실로 식사 공간이 갖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르네 하스 CEO도 함께했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Arm도 스타게이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주요 경영진들도 참석했다.

이번 회동은 이 회장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공개 행보로 3사의 공통 관심사인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협력이 주요 의제로 꼽힌다. 전날 일본 도쿄에서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일본에서 합작사를 만들어 기업용 생성형 AI를 개발 및 판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때문에 3자 회동에서도 스타게이트 관련 협력 논의의 연장선에서 삼성전자가 프로젝트 생태계에 기여할 방안 등을 논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가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합류해 오픈AI에 반도체를 공급하면 AI 칩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오픈AI, 소프트뱅크와 각각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삼성전자는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를 중심으로 Arm과 10년 넘게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 시장을 독식 중인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생산망 구축에 나서면서 반도체 업계와 폭넓게 접촉하고 있다. 그는 작년 1월 방한 때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경영진과 면담했다. 당시 AI 반도체 생산 공동 투자, 파운드리 협업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AI 분야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소프트뱅크는 오픈 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파트너로서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