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정리” 홍장원 등 출석… 尹과 ‘정치인 체포’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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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봉쇄 지시 등 계엄 상황 신문
尹, 모두 否認…재판 중대 분수령

尹 내란혐의 형사재판 20일 시작

12·3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 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인 4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계엄 키맨’으로 꼽히는 군·국가정보원 핵심인사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국회 봉쇄’ ‘정치인 체포조’ 등과 관련한 진실 공방이 헌법재판소를 무대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을 열고 90분 간격으로 여 전 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여 전 사령관 등은 모두 국회 측이 요청한 증인이기 때문에 국회 대리인단이 먼저 주신문을 진행한 뒤 윤 대통령 측 반대신문을 받게 된다. 이후 헌법재판관들이 직접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 전 사령관 등은 국회 봉쇄, 정치인 체포조 운영 의혹 등에 깊이 관련된 핵심인사로 검찰 수사 등에서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내놓은 바 있어 이날 변론에서 윤 대통령과 공방이 예상된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 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았다는 진술을 한 바 있다.

특히 이 전 사령관은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해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끌어내라”는 지시를 전화로 직접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장원 전 차장 역시 계엄 당일 “이번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하라”는 윤 대통령 전화를 받았고, 이후 여 전 사령관에게 정치인 체포 명단을 들었다고 국회 등에서 여러 차례 증언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지난달 23일 본인의 형사재판 1차 공판준비기일에 “비상계엄 선포 후에도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하는 등 국회 기능이 불가능하게 되지 않았고, 계엄군이 국회 유리창 몇 장 정도 부순 것은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앞선 3·4차 변론에서 계엄군의 국회·선거관리위원회 봉쇄,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관련 쪽지 전달, 정치인 체포 지시 등 주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관련 형사재판 역시 오는 20일 막이 오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20일 오전 10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