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들인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구매처 못찾아 1년 넘게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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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수소 하루5t 생산가능시설
민선8기 들어 정쟁도구로 삼아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국비와 지방비, 민간자본 등 1000억 원을 투입해 경남 창원에 구축한 국내 첫 ‘액화수소플랜트’(사진)가 구매처를 찾지 못하는 등 준공식 후 1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특히 액화수소플랜트 준공과 함께 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보관 탱크 시설 구축도 함께 진행돼야 했지만 안전 기준 마련까지 늦어지면서 생산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4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특수목적법인 ‘하이창원’은 지난 1월 22일 대주단이 ‘창원액화수소플랜트’ 상업운영 개시를 요청했으나 주주총회에서 시운전 등 이행 관련 입장 차이로 미인수 결정을 했다. 하이창원은 창원시 산하 창원산업진흥원(49%)과 두산에너빌리티(35%), 산업단지공단(16%)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시설은 2023년 8월 시설 준공에 이어 2024년 1월 준공식이 열렸다. 하지만 시설 인수가 안 되면서 준공식 후 1년 넘게 액화수소를 팔지 못하고 있다. 이 시설은 천연가스를 개질해 하루에 액화수소 5t(수소버스 200대 충전량)을 생산할 수 있다.

사업제안 당시 창원산단 내 8개 기업이 하루 8.5t 이상 액화수소를 구매하겠다는 의향을 냈으나 현재 구매처가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수소를 사용하려면 공장 내 고압의 액화수소를 보관할 탱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탱크 및 밸브 임시기준이 지난해에야 마련되는 등 탱크 제조업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단환경개선펀드’로 진행된 이 사업의 사업비는 국비 170억 원, 도·시비 100억 원과 민간투자 710억 원 등 총 1000억 원이다. 이 때문에 민선 7기 때 시작된 이 사업에 대해 민선 8기에서 경제성 등의 문제가 제기돼 시의회에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는 등 정치 쟁점화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대 주주인 창원산업진흥원이 현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원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구매 기업체에서 저장탱크 등 설비를 구축하고 액화수소충전소 등이 설치되려면 1∼2년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