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37% “올 경영환경 더 악화”… 보호무역·환율 ‘리스크’ 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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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협, 1010곳 설문

트럼프 보편관세 우려하면서도
55% “미국 수출 영향 제한적일 것”

국내 수출 기업의 37%는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 대비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체들은 올해 경영환경을 위협할 주요 대외 리스크로는 세계 경제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급격한 환율 변동 등을 꼽았다.

한국무역협회는 회원사 1010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내용을 담은 ‘2025년 수출 기업의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3년 기준 수출 실적이 50만 달러(약 7억3000만 원)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9일까지 진행됐다.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37.3%(다소 악화 34.8%·크게 악화 2.5%)는 ‘전년 대비 경영환경이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년과 유사할 것’이라는 응답도 48.6%에 달했으며 ‘다소 개선’은 13.6%, ‘크게 개선’은 0.6%였다.

올해 대외 리스크에 대한 질문에는 ‘세계 경제 둔화’라는 답변이 19.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대’(16.9%), ‘환율 변동성’(15.0%), ‘중국 공급 과잉’(12.0%) 등 순이었다.

특히 보고서는 가전, 반도체, 전기·전자제품, 자동차·자동차 부품 등 우리나라의 8개 주력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수출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관세가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보편관세 10% 부과를 전제로 한 대미 수출 영향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응답 기업의 55.5%가 ‘보편관세 부과 후에도 대미 수출은 전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보편관세는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부과되기 때문에 수출 기업들이 ‘같은 환경 속에서의 경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수출 기업들은 대미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대체 시장 발굴’(27.3%), ‘원가 절감’(25.6%) 등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현지 생산 확대’는 가장 적은 4.1%에 그쳤다. 아울러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는 ‘환율 안정’(28.1%)이라고 답했다. 이어 ‘물류 지원’(15.7%), ‘신규 시장 개척’(14.3%), ‘세제 지원’(13.8%) 등이 뒤를 이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