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1억 돌파 임박”…강남 아파트값은 왜 계속 오를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뉴시스

서울 아파트 거래가 위축된 모습이지만, 강남권 아파트값은 나홀로 상승하고 있다. 서울 서초·강남 아파트 단지 평균 3.3㎡(평)당 가격이 1억 원에 육박하고 있고, 일부 단지에선 신고가 경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워낙 입지와 사업성이 좋은 데다, 올해도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예정되어 있어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20건에서 9월에 3169건으로 감소한 뒤 12월까지 넉 달 연속 3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앞서 정부는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했다. 2단계 스트레스 DSR은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포인트를 적용한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부터 4주 연속 보합을 유지하고 있지만, 강남권 일부 아파트 단지들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 현대5차(전용면적 82㎡)는 지난해 12월 48억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전용면적 84㎡)도 같은 기간 42억 원에 거래돼 종전 신고가를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서울 서초·강남 아파트 단지 평균 3.3㎡(평)당 가격은 1억 원에 육박한 상태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지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평균 3.3㎡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초구 아파트 평균 3.3㎡당 가격은 9285만 원으로, 2014년(3003만 원)보다 209% 급등했다. 강남구는 9145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의 평균 3.3㎡당 가격은 8251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강남3구’ 외 지역 평균 4283만 원보다 1.9배 높은 수치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주택 매수자들이 강남권 소재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지난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계속되면서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었다”며 “올해도 비슷한 현상이 지속하면서 일부 신축 청약단지로 수요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