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최대압박 재개… “날 죽인다면 그들은 말살될것”

원유수출 차단조치 핵개발 차단
암살설엔 “완전파괴 지시 남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이란산 석유 수출을 차단하는 등 압박 강도를 최대로 높였다. 이란의 암살설과 관련해선 “나를 죽인다면 그들은 말살(obliterated)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과의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했던 트럼프 1기 때처럼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진행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란에 가장 공격적인 제재를 다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전 미 재무부에 이란에 대한 최대한의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기존 제재 위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의 각서(memorandum)에 서명한 사실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해당 각서에는 재무부와 국무부에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집권할 당시에는 아무도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지 못했다”며 “석유를 수입할 경우 미국과 비즈니스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하마스나 헤즈볼라 등 그 어떤 테러리스트 단체도 (석유를 수출하지 못하던) 이란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이러한 상황이 계속됐으면 이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각서에 서명하면서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려고 했다는 미 법무부의 지난해 11월 발표 등과 관련해서 “(이란이) 날 죽인다면 그들은 완전히 제거될 것이다. 남은 게 아무것도 없도록 파괴하라는 지시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당신의 생명을 위협하려고 시도하면 이란이 말살된다는 의미이냐’는 후속 질문에 “그렇다. 그것은 완전 말살이 될 것이다”라고 확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 카운터파트와 대화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며 협상 여지도 남겼다. 그는 “우리가 (협상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 우리는 이란과 협상을 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떤 협상을 할 것이냐는 질문엔 “두고 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