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결정 무시하고… 민주당 ‘방송법 무력화’ 법안 발의

지상파 재허가 무한연장 노려
전광훈 목사 고발 등 강공모드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권한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방송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현 ‘2인 체제’ 방통위는 의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재허가를 앞둔 지상파 방송을 사실상 무한히 연장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2인 체제 의결이 위법하지 않다며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을 기각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인 이정문 의원은 4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방통위가 내부 사정으로 허가 및 승인 유효기간 내 재허가·재심의가 불가능할 경우,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상파 방송사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재허가 심사를 앞둔 MBC, TBS 등이 혜택을 받게 된다. 지상파 방송 재허가 심사는 탄핵심판 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밝힌 최우선 과제다.

문제는 해당 법안이 현 2인 체제 방통위는 권한 행사가 불가능한 상태임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방통위가 2인으로만 구성된 상태에서 의결한 제재 조치는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행정법원의 판례를 들어 현재 방통위는 위원 1인으로 구성돼 의결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2인 체제 의결이 위법하지 않다는 헌재의 판단을 무시한 황당한 법안”이라며 “민주당은 방통위 5인 체제 복원을 위해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2인 의결이 위법하지 않다는 헌재 결정을 무시한 ‘방통위 무력화’ 법안이라고 국민의힘은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탄핵 반대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 중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고발하는 등 강공 모드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전 목사를 내란행위 선전 및 소요 교사 혐의로 고발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최근 발표된 경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4명 가운데 3명이 ‘용산 출신’”이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노골적 내란 수사 방해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명태균 특별검사법’도 추진한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시는 선거·여론 조작, 비선 개입, 국정 농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검을 추진해 죄지은 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된다”고 밝혔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