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 치 한약을 한 번에…의약품 불법판매 한방병원 적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환제 제조 장면. 서울시

한방의약품을 대량 생산하고 갖가지 불법적인 방법으로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낸 유명 한방병원 관계자들이 덜미를 잡혔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민사국)은 2022년 말부터 유명 한방병원의 한방의약품 불법판매 행위를 수사해 병원장과 직원 총 49명을 약사법·의료법 위반 혐의로 관할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민사국이 해당 한방병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수년간의 약품 처방 내역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공진단 등 6가지 인기 품목이 최근 7년간 300억 원 이상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직원 처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처방받은 약을 자신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택배 등으로 지인에게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방식으로 불법 판매된 의약품은 총 12억 원 상당에 달했다.

한의사가 한 번에 1000일분 이상의 약을 처방한 사례, 직원들이 명절 등 추가 할인 행사 기간에만 수천만 원 어치의 의약품을 구매한 사례 등도 적발됐다. 각종 병원 행사에 선물로 사용할 약품을 ‘가상의 환자’를 만들어 거짓으로 처방하기도 했다.

해당 병원은 한방의약품을 대량 제조하면서 보건소에 신고된 원 처방 한약재 대신 식품용 재료를 사용하거나 한약재를 임의로 변경해 불법 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원석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무분별한 한방의약품 판매·복용은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유사 범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법행위 발견 시 엄중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