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 모수개혁”… 연금개혁 양대축 한목소리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먼저”
재정고갈 늦춰 개혁시간 벌기
대체율 42∼45%서 조정 전망

국힘·민주도 “모수개혁 적기”

다음주 열리는 여야정 국정협의회에서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그동안 날 서게 대립했던 재정안정파와 소득보장파가 보험료율 인상 등 ‘모수(母數)개혁’을 먼저 이행하는 방안에 처음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내는 돈인 보험료율과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을 먼저 이행해 연금 재정이 고갈되는 시점을 늦춘 후 ‘구조개혁의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다. 양측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 동의하는 반면, 소득대체율을 놓고는 40∼50%로 입장 차가 크지만 정치권 논의를 거쳐 42∼45% 선에서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대 국회 연금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2055년 연금 재정이 바닥나는 순간을 향해 시한폭탄이 돌아가고 있는데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해서 연금 고갈 시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며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방향성은 연금 재정 안정 측면에선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대표적인 재정안정파다. 2007년 소득대체율만 50%에서 40%로 낮춘 이후 국민연금 개혁은 18년간 멈춰 있다. 보험료율은 건드리지도 못해 28년째 9%에 머물러 있다.

대표적인 소득보장파인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이날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해야 된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모수개혁을 먼저 처리하고 나면 구조개혁으로 갈 수 있는 여유와 발판이 생기니 빨리 모수개혁부터 하고 좀 더 근본적인 개혁에 대해선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가시화할 경우 국민적 저항이 불보듯 뻔한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을 합의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이 모수개혁을 통과시킬 적기”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31일 “국민의힘 성과로 만들어도 좋으니 모수개혁부터 2월 안에 매듭짓자”고 밝힌 바 있다.

권도경·유민우·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