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 세계화, 이제 시작”…임태희 교육감, ‘북미 외교’로 한국교육 위상 높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올림피아에 자리한 워싱턴주 교육청에서 임태희 교육감이 업무협약서 서명에 앞서 경기도 교육청의 교육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올림피아=박성훈 기자

밴쿠버=박성훈 기자



“경기 교육의 세계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기관장 간 업무협약이 끝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협약서에 서명한 지 사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협약에 명시된 업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우리 교육청으로 연락을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를 이끄는 북미 선진국과의 교류에 물꼬가 트인 만큼 앞으로 많은 교육적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권 2개국 교육기관과의 협력 구축을 일정을 마친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8일 캐나다 밴쿠버의 한 식당에서 문화일보 등 언론사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임 교육감과 경기도 교육청, 경기 성남교육지원청, 경기도 국제교육원 등 주요기관 관계자로 구성된 방문단은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이날까지 닷새에 걸쳐 미국 워싱턴주 교육청과 밸뷰 교육청, 캐나다 버너비시 교육청 등 교육기관의 주요 당국자를 만나 경기공유학교·경기온라인학교로 대표되는 ‘경기미래교육’의 홍보와 한국어 교육 협력을 모색하는데 주력했다.

현지 기관들은 도 교육청에 한국어 수업을 위한 다양한 교육자료와 커리큘럼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교육구 내에 한국계 미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벨뷰 교육청의 경우 뉴포트 하이트 초교 등지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해 수업을 진행하는 이중 언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켈리 아라마키 교육장은 “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고, 미래에 준비된 인재로서의 역량을 키운다는 점에서 도 교육청과 우리 교육청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다”며 “한국어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경기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어 교육을 진행 중인 터코마 시 스테이디엄 고교에서도 수업에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정보 제공을 기대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터코마 시에 자리한 스테이디엄 고교에서 열린 한국어 수업에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터코마=박성훈 기자

6일 캐나다에서 처음 임 교육감 일행을 맞이한 견종호 캐나다 주밴쿠버 대한민국 총영사 역시 “캐나다 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교민에게도 한글 교육을 하기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며 도 교육청의 도움을 요청했다. 오는 3월 정식 개원을 앞둔 시애틀 한국교육원의 이용욱 원장 역시 임 교육감 일행의 미국 방문 일정을 일일이 안내하면서 현지 한국어 교육 보급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했다.

임 교육감이 이번 북미 순방에서 가장 강조한 도 교육청의 특화 교육제도는 ‘경기도 한국어 랭귀지 스쿨(Language school)’이다.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외국인이어서 국내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에게 특화된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으로, 2023년 동두천·안산·남양주 등 3개 시에서 시작해 올해부터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된 바 있다. 한국어 랭귀지 스쿨의 경험과 이곳에서 시행하는 교육 방식이 현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게 임 교육감의 생각이다.

임 교육감은 “동두천의 경우 미군부대가 있었던 역사에 기인해 미국은 물론 세계 32개 국가에서 온 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한국어 랭귀지 스쿨이 효과를 본 지역”이라며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사는 미국과 캐나다의 교육기관을 보며 우리 한국어 랭귀지 스쿨 보급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자리한 버너비 시에 자리한 번크릭 커뮤니티 학교는 임 교육감에게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교 밖 전문가들의 협력이 얼마나 학생에게 긍정적 역할을 미치는지 실감케 한 현장으로 꼽힌다. 이 학교는 회의실 등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수업에서 전문 지식을 갖춘 덕망있는 전문가나 학부모를 적극적으로 교단에 세우는 교육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학식과 교수 능력을 갖춘 인사를 강사로 초빙해 학생들이 원하는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도 교육청의 ‘경기공유학교’와 일맥상통한다.

임 교육감은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 대한 교육은 자기 주도성을 갖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들을 세계 시민으로 키워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가 하고 있는 교육의 흐름이 세계인과 경쟁하고 협력하며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맞게 설계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이번 방문을 계기로 북미 선진국과 교류를 강화해 경기미래교육을 더욱 발전시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