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반탄집회-조기대선… 국힘 딜레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힘 비대위 권영세(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與의원들 세 번째 ‘尹 접견’

전임지도부·친윤계 구치소 찾아
대구 탄핵반대집회 5만여명 운집
용산 대통령실도 활동재개 기류

조기대선땐 尹 거리둬야 하는데
전통지지층 대거 결집으로 고심

국민의힘 전직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10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면회는 이번이 세 번째로 ‘옥중 정치’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 주말 대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5만 명이 운집하면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의 거리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숨죽이던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지지층 결집과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활동 재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전직 지도부인 김기현·추경호 의원과 친윤계 이철규·정점식·박성민 의원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을 만나 최근 민심과 당 대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 개인적, 인간적인 차원으로 가는 면회”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개별 의원들의 윤 대통령 면회와 관련한 정치적 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연일 여당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당에 대한 의중이나 당부를 전달하기 위한 성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접견은 지난 8일 대구 동대구역 앞 박정희 광장에서 지지자 5만2000여 명이 몰려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직후 이뤄지면서 정치적 의미가 더욱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집회에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대구·경북(TK) 의원들 일부가 참석해 연단에 오르기도 했다. 지도부는 “의원 개개인의 개별 판단”이라며 당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장외 여론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개별 의원들의 윤 대통령 접견이 이어지고, 전통 지지층까지 대거 결집하면서 여당 내에서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생각하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하지만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어 발을 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축소해 다룬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는데, 자칫 당이 탄핵 반대 집회를 옹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숨죽였던 용산 대통령실도 여권 지지율 상승 추세에 조금씩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도 할 말은 하고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부산·대구 등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상황도 유심히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지 추이나 탄핵 반대 집회 규모가 심상치 않다”며 “여권 지지율 상승이 헌재 결정에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