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1271억 원 규모 초대형 ‘바다 위 주유소’ 수주…친환경 조선 기술력 재입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HJ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 벙커링선 ‘엔지 제브뤼헤(ENGIE ZEEBRUGGE)호’. HJ중공업 제공

올해 첫 수주…1만8000㎥급 LNG 벙커링선 계약 체결
‘바다 위 주유소’ LNG 벙커링선…친환경 선박 시장 선도
세계 최초 LNG 벙커링선 수주 경험…기술력으로 시장 공략
IMO 인증·이중연료 시스템 적용…고효율·저탄소 선박 구현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의 대형 조선 기업인 HJ중공업이 1만8000㎥급 대형 LNG 벙커링선(Bunkering Vessel)을 수주하며 친환경 선박 제조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HJ중공업은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1만8000㎥급 LNG 벙커링선 1척을 1271억 원에 수주하며 올해 첫 수주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LNG 벙커링선은 LNG 추진선에 연료를 공급하는 선박으로, ‘바다 위 주유소’라고 불린다. LNG 추진선은 일반적으로 육상의 LNG 저장탱크를 통해 연료를 공급받지만, LNG 벙커링선을 이용하면 접안 없이 해상에서 직접 LNG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 탄소중립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선박 제조사들이 앞다퉈 개척하는 친환경 선박 중에서도 가장 첨단 기술이 적용된 선박으로 평가된다.

HJ중공업은 지난 2014년 일본 NYK사로부터 세계 최초의 범용 5100㎥급 LNG 벙커링선인 ‘엔지 제브뤼헤(ENGIE Zeebrugge)’호를 수주해 세계 선박 제조업계에 기술력을 입증했다. 2017년 이 배를 인도한 업체 측은 "육상 인수기지나 LNG 트레일러에 의존해 왔던 제한된 LNG 연료 공급이 다양한 LNG 추진선을 대상으로 가능해지면서 LNG 연료 공급망 개발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고 극찬했다.

HJ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144m, 너비 25.2m, 깊이 12.8m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1회 최대 1만8000㎥의 LNG를 공급할 수 있는 초대형 LNG 벙커링선이다. 국제해사기구(IMO)로부터 인증받은 독립형 LNG 탱크 2기가 탑재되며, 친환경 연료인 LNG와 선박용 경유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Dual Fuel) 추진 시스템을 통해 안정성과 운항 효율을 확보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번 수주를 통해 HJ중공업은 해외 조선시장에서 고효율·친환경 선박 제조 기술을 다시 입증하는 동시에, LNG 벙커링선 수요 확대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싱가포르의 해상연료 공급기업인 토탈에너지스 마린 퓨얼스에 따르면, 전 세계 LNG 벙커링 수요는 2017년 연간 40만t에서 2025년 100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확대하고 LNG 수출을 재개할 방침을 밝힘에 따라 원유운반선과 LNG 운반선, LNG 벙커링선 등 관련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는 "글로벌 LNG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면서 LNG 벙커링선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조선 종가의 명성에 걸맞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력을 축적해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