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회연설 뒤 김어준 유튜브로… ‘집토끼 껴안기’

민주 편파중계 ‘블루파크’ 오늘 시작

더불어민주당이 ‘편파 방송’을 표방한 자체 유튜브 라이브 ‘블루파크’를 11일 처음 중계한다. 이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매불쇼’ 등 친야 성향의 유튜브 방송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민주당이 자체 콘텐츠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김어준 유튜브’ 채널을 가장 먼저 찾으며 ‘집토끼’에 공을 들였다. 국민의힘도 ‘부정선거’ 의혹을 퍼뜨리는 극우 유튜브와 절연하지 못하고, 도리어 함께 광장으로 나서고 있다. 정치권이 강성 유튜브에 기대 갈등과 혐오를 키우는 양극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김어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지층 독려에 나섰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과 관련해 “모든 사람이 1심에서 이렇게(유죄 선고)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기억에 관한 문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1호 내란범’으로 지칭하며 “국민의힘이 1호 내란범을 제명하지 않고, 오히려 1호 내란범을 모시고 다니며 그의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우화된 헌정 파괴 세력이 돼가고 있다. 헌법을 파괴하는데 무슨 보수냐”고 비판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 대표와 김어준 씨는 “죽다 살아났다”며 12·3 비상계엄 당시를 1시간 가까이 회고했다. 이에 따라 30분 예정이었던 방송은 1시간 30분을 넘겼다. “성남 시장 땐 참 독했다”던 이 대표는 “보복은 우리 사회를 후퇴시킨다”며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성’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유튜브 라이브 ‘블루파크’는 이날 오후 처음 방송된다. MBC 아나운서 출신이었던 한준호 최고위원의 사회로 매일 정치 현안과 민주당의 성과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사전 광고를 통해 ‘이곳은 기울어진 운동장’ ‘민주당의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을 위한’을 언급하며, 편파성을 서슴없이 예고했다. 강성 유튜브를 전진 기지로 삼은 진보 진영뿐 아니라 보수 진영도 극단적으로 치우친 유튜버와 결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탄핵심판 중인 윤 대통령과 ‘단계적 절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오지만, 극렬한 ‘탄핵 반대’ 목소리에 여전히 묻히는 분위기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