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에서 교사에게 습격 당한 초등학생 A(8) 양. 유족 제공
유족 “다신 이런 일 없게해야”
대전=조율 기자 joyul@munhwa.com
“○○아, 난 못 보내.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보내. ○○아….”
11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대전 초교 흉기 사건’ 피해자 A(8) 양의 빈소. 해맑게 웃고 있는 제자의 영정 사진을 본 담임선생님은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A 양 아버지가 담임선생님을 보고 눈물을 터뜨리며 “아이 가는 길, 좋은 향이 나도록 향 하나 올려달라”고 말하자 선생님은 “못 보내요. 전 못 보내요”라고 울부짖으며 차마 제자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했다.
이날 빈소에는 해당 학교 교사들이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다. A 양 아버지가 “딸 아이는 이제 학교도 안 가고 학원도 안 가고, 계속 방학이라 영원히 키즈카페에서 놀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교사들은 더 큰 소리로 울며 눈물을 훔쳤다. 이에 A 양 아버지는 “6살인 둘째도 곧 언니 따라 같은 학교에 갈 예정이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앞으로 애들을 잘 봐주시라”며 부탁했다.
A 양의 친구들도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친구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은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왜 여기에 있지?”라며 의아해했다. A 양의 친구를 만난 유족은 붉어진 눈시울을 감추며 애써 해맑게 “왔어? ○○이에게 인사해야지”라며 아이들의 뺨을 쓸어줬다. 현장을 찾은 교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참혹한 기분”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