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서 진술과 달라진 헌재증언… ‘신빙성’이 尹탄핵 가를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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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헌·위법성 주요쟁점

계엄 발동할 국가비상사태였나
정치인 체포 지시 있었나 등
위헌성 판단 따라 尹운명 갈려

증인진술 檢조서 증거채택 논란
내일 8차변론 ‘사실상 마지막’

헌법재판소가 오는 13일 예정된 8차 변론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추가로 확정하지 않으면서 3월 초를 전후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결론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지만 12·3 비상계엄 선포 배경과 절차, 계엄과정에서의 위헌·위법행위 발생 여부 등 쟁점을 둘러싸고 주요 인사들의 수사기관 진술조서와 헌재 증언이 달라진 데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 주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려 선고를 앞둔 헌재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가 다룰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핵심 쟁점은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가 위헌·위법한지, 계엄절차와 관련해 법적 절차를 준수했는지로 크게 나뉜다. 또 계엄 포고령 작성과 국회 봉쇄 등 계엄 과정에서의 위법성도 다룬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해당 쟁점들을 종합해 윤 대통령이 파면을 당할 만큼의 중대한 헌법 위반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재판관들이 판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기준은 헌법 77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계엄선포 규정이 될 전망이다. 이 조항은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중략)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 입법독주로 인한 행정부 마비가 비상사태에 준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더불어민주당·야권이 탄핵을 주장하며 178회 퇴진·탄핵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이 야당과 협치 시도를 애초 포기했다”며 국정 마비 책임을 윤 대통령에게 돌렸다.

계엄 선포 당시 법적 절차를 준수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계엄법은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선포한다’(3조), ‘선포 시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한다’(4조)는 규정을 두고 있다. 전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무위원들은 모두 국무회의를 한다 생각했고, 비상계엄이 위법하다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경찰 조사에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계엄해제 결의를 저지하려 한 점도 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병력 투입을 인정하면서도 “질서유지 차원”이라고 주장하지만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의결정족수가 차기 전에 인원을 끄집어내라 했다”며 계엄 해제 저지에 목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계엄 시행 과정에서의 위법성 여부도 다투고 있다. 국회는 계엄사령관을 통해 포고령 1호를 발표한 행위와 국회 활동 방해 행위, 군대를 동원해 선관위를 압수 수색한 행위 등을 탄핵소추 사유로 들었다. 이 가운데 계엄 포고령에 대해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포고령을 작성했다”며 자신은 일부 수정만 지시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정치인 체포조 논란에 대해서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 대통령이 ‘싹 잡아들이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2020년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피의자 신문 조서와 법정에서의 증언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고 있지만 헌재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어 ‘방어권 침해’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날 헌재는 “탄핵심판에서는 형소법을 완화해 적용한다”며 증언과 불일치한 피의자 신문조서도 증거로 채택한다고 정리했다. 이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재판의 정당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