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 반도체·차 관세땐… 韓 부품사 연쇄 타격

두 품목 對美수출 비중 36% 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수출 ‘투톱’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두 품목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대폭 상승해 지난해 기준 35%대를 돌파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미 수출 10건 중 3.5건꼴이 이들 업종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수출 업체는 물론 2·3차 협력 업체까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와 반도체 2개 품목의 대미 수출액은 454억2481만 달러(약 66조 원)로 집계됐다. 전체 대미 수출(1277억8648만 달러)에서 2개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5.5%에 달했다. 2개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20.6%에 불과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20년 31.3%로 30%대를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35%대를 넘어섰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의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2010년 66억2007만 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347억4433만 달러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3.3%에서 27.2%로 대폭 상승했다.

반도체 대미 수출도 이 기간 금액은 36억3889만 달러에서 106억8048만 달러로 3배가량으로 늘었으며, 비중은 7.3%에서 8.4%로 증가했다.

우려가 현실화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물론 국내 주요 부품 업체들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자동차 수출액 중 대미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49.1%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현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대미 수출 차량에 관세가 붙지 않는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