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곧 서명”… 韓 FTA 재협상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폴란드 총리와 통화하는 권한대행 최상목(왼쪽)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전화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백악관 “교역국과 대화 시작”

“무역적자 큰 나라부터 시작
13일 모디총리 방문 전 발표”
비관세 무역 국가도 사정권
하원의장 “車·의약 면제가능”

중국(10%)과 철강·알루미늄(각 25%) 품목 관세 부과에 이어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미국 백악관이 세부 내용을 놓고 내부 막판 조율을 진행 중이다. 대미 무역 흑자가 큰 나라부터 적용을 검토 중으로, 상호 관세 결정에 상대국의 보조금과 규제 등 비관세장벽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도 상호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한 한국도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FTA 재협상 압박이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취임 선서식에서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오늘은 개버드 국장의 날이라 관심을 뺏고 싶지 않다”면서 “난 나중에 할 수도 있고 내일 아침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상호관세에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호 관세 발표 일정에 대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내일(13일) (백악관을) 방문하기 전에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상호관세를 11일이나 12일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두고 개별 국가들과의 접촉도 시작됐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상호관세)은 작업 중이다. 모두가 지금 이를 논의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 대화가 오늘 아침 일찍 시작됐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전략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교역 상대국 전부를 들여다볼 것이며, 우리와 무역적자가 가장 큰 나라들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자동차 및 의약품은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호관세 부과 방식에 단순히 관세 수준을 상대국과 맞추는 것을 넘어 비관세 장벽도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정 국가가 미국 기업에 매기는 부가가치세와 같은 세금과 기업에 제공되는 정부 보조금, 미국 기업의 사업을 막는 규제 등도 관세율을 정할 때 같이 고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 등 미국과 FTA를 맺고 비관세 무역을 하고 있는 국가들 모두 상호관세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