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재활용해 350년치 전력충당… ‘4세대 원전’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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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협 기술 동향 보고서

사고 위험 10분의 1로 줄어
美·日·佛도 예산 지원 나서

“트럼프, 에너지자립 계획 밝혀
한미 합작법인·투자확대 필요”

국힘, 원전 협력 결의안 추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는 ‘차세대 원자로(4세대 원자로)’가 미래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가동 후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가 5년 뒤 포화 상태에 이르는데, 이를 차세대 원자로를 통해 재활용할 경우 최대 350년 치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은 관련 인허가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 국내도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 과정에서 원전 이용 확대, 차세대 원자로 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밝힌 만큼, 국민의힘은 한미 양국의 원자력 협력 강화를 위한 결의안 채택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3일 김용희 카이스트 교수에게 의뢰한 ‘차세대 원자로 기술 동향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차세대 원자로가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우라늄 수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과정을 거쳐 우라늄을 분리·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차세대 원자로를 통해 현재 국내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 약 1.9만t(2023년 기준)을 재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전력 수요를 최대 350년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차세대 원자로가 중대 사고의 원인인 냉각재의 증발이나 유출 위험이 적어, 중대 사고 발생 빈도가 기존 3세대 원자로의 10% 이하인 1000만 년당 1회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한 각국의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은 차세대 원자로 시스템 개발을 위해 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고 있으며, 일본과 프랑스 또한 선제적으로 인허가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양국의 원자력 협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트럼프 시대 한미동맹 발전 강화를 위한 원자력 협력방안 전문가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서 벗어나 에너지 자립을 통해 가격을 인하해 물가를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우리나라는 우수한 원전 건설 역량 및 세계 최고의 원전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고, 미국은 신형 원전 등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 및 인프라를 보유한 동시에 막강한 외교력과 풍부한 자금력도 갖고 있다”며 “한미 합작법인(JV) 설립 등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상기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산업정책실장은 ‘한미 원자력 협력(KORUS) 강화’를 위한 대한민국 국회 결의안을 제시하며 정치권의 노력을 촉구했다. 결의안 초안에는 차세대 원자로 시스템·기술 공동 개발 등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용권·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