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까지 엮어 ‘전방위 상호관세’

■ 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이르면 4월 맞춤형 부과 시행
FTA체결 韓도 부과대상 지목

반도체 보조금 지급도 재검토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무역 상대국에 예외 없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 세계와 무역 전쟁에 나서겠다는 ‘선전포고’다. 백악관은 또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미국 내 투자기업에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 지급 조건을 변경하는 안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호관세와 보조금 지급 조건 변경으로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등이 배석한 가운데 상호관세 부과를 위해 검토할 요인으로 각국의 관세 및 환율 등 비관세 장벽을 지목한 ‘상호주의적 무역과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상호관세는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줄이고 무역 파트너와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다른 불공정하고 불균형한 측면을 해소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도 ‘상호관세’ 부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트닉 후보자는 “국가별로 다룰 것”이라며 국가별 협상 의사와 함께 상호관세 부과가 4월 2일부터 시작될 것임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법 보조금 관련 사항을 재검토한 뒤 재협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백악관이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은 뒤 중국 등에 진출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보조금 수혜 기업 중 중국에 투자한 사례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꼽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 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인도와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