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나뉜 광주 금남로…‘탄핵 반대 vs 찬성’ 인파, 충돌은 없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광주 금남로 거리에서 비상계엄으로 탄핵당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광주를 찾은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왕복 5차선 도로는 물론이고 도로 양옆으로 난 인도를 가득 메웠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예상대로 약 1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참석자들은 ‘대통령을 석방하라’거나 ‘부정선거 검증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날 행사는 개신교 예배의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내용은 대부분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야당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손현보 목사는 발언자로 나서 “광주 시민 여러분이 이 나라를 살려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광주와 호남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광주 시민들이 이 대표를 꾸짖고 손절해 달라”며 “시민 말을 듣지 않으면 회초리를 때려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배 형식의 집회가 마무리된 후에는 ‘토크 콘서트’ 형식의 발언 시간도 이어졌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는 “제가 5학년 때인 1980년 광주 시민들께서는 이 자리 금남로에 모여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피 흘리고 희생하셨다. 잊지 않겠다”면서 “오늘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화합과 통합을 위해 모였다. 전 세계가 경제 전쟁, 체제 전쟁 중인데 우리끼리 분열하고 싸우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또 전 씨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치하하며 “미래 세대에 자유 대한민국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행사장 주변으로 경찰이 촘촘하게 배치돼 길을 지나는 시민들과 충돌하는 등의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개인끼리 험한 말이 오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주변에 있는 경찰에 의해 곧바로 제지됐다. 이날 집회 관리에는 경찰 형사기동대·다목적기동대 등 1500여 명이 투입됐다.

이날 광주 금남로 한쪽에는 윤 대통령의 탄핵 찬성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경찰은 양측 참가자들이 마주치지 않도록 금남로를 가로지르는 차 벽을 세워놓고 안전 관리했다.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