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예외’ 빠진 반도체법, 국회소위 문턱 못넘을듯

與반발… 野 단독처리 않을듯
에너지 3법은 통과 가능성 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에서 ‘주 52시간 예외조항’을 포함하지 않은 반도체 특별법을 심의한다. 국민의힘은 주 52시간 예외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반도체 특별법은 의미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당이 산자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야당은 반도체 특별법을 단독 처리할 계획은 없다. 전력업계의 난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수년째 논의한 에너지 3법(전력망 확충특별법·해상풍력 특별법·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은 여야의 이견이 적어 소위 문턱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산자위 야당 간사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주 52시간 예외조항을 제외하고 나머지 내용으로만 통과시키자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국민의힘이 추가 개정안을 내면 추후 법안 처리를 계속해서 논의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 예외조항을 넣으면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반도체 특별법 관련 토론회를 주재하는 등 민주당이 법안에 주 52시간 예외조항을 추가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지만, 양대 노총의 극심한 반발이 터져 나오자 나머지 내용부터 우선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주 52시간 예외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법안의 소위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토론회에서 반도체 업계 종사자의 주 52시간 예외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성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자 말 바꾸기를 하며 국민을 기만했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 3법은 법 제정 시급성에 관한 여야의 공감대가 커 이날 소위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산자위는 법안이 소위 문턱을 넘으면 오는 19일 전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에너지 3법은 21대 국회에서 여야의 합의에도 국회의원 총선거 등 정치 현안이 몰려 법안 심사가 뒤로 밀리며 자동 폐기됐다.

김대영·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