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크라이나 재건주’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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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기대감에 투자자들 관심
관련주 ‘맏형’ HD현대건설기계
모회사가 키이우에 사무소 개설
대동기어 올들어 76% 급등도

일각 “이미 과열 조짐… 주의를”

미국과 러시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전후 재건 사업에 참여할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대규모 국가 원조와 민간 투자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종전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올해 들어 76% 급등한 종목이 나타나는 등 증권가에서는 이미 과열 조짐이 보인다며 투자자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HD현대건설기계는 전장 대비 3.4% 하락한 7만52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이후 소폭 상승해 오전 11시 현재 7만6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재건 관련주의 ‘맏형’ 격으로 여겨지는 기업이다. HD현대건설기계의 모회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표 사무소를 개설하며 재건 사업 수주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HD현대건설기계 주가는 33.62% 상승하며 기대감을 모았다. 재건 관련주로 함께 분류되는 대동기어 주가는 같은 기간 무려 76.06%나 치솟았고 현대에버다임(36.85%), 동일고무벨트(17.40%), SG(13.11%) 등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국내 재건 관련주에 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나기도 전부터 미국·유럽 등에서 재건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정도로 전후 재건 사업에 대해 전 세계의 기대가 큰 상태다. 과거 이라크 전쟁과 달리 전후 내전 발생 가능성이 낮은 데다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 억제, 폴란드·발트3국 주권 위협 해소 등 주변국의 지정학적 이해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재건 사업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재건 사업 밸류체인에 포함돼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건설 장비 기계를 취급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나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최대 원조국인 미국이 재건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커 미국 인프라 관련 ETF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재건 관련주는 이미 단기 과열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증권가 일각에선 투자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에 대해 이례적으로 ‘매도 리포트’까지 내놓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즉각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자 HD현대건설기계 주가는 장중 21.0% 이상 뛰는 등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