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저장 강박’ 주민에 집 청소부터 심리치료까지 지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거환경 개선 전의 한 저장강박 가구 내부. 양천구청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양천구 클린하우스 지원사업으로 주거환경이 개선된 저장 강박 가구. 양천구청 제공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중장년 미혼 A 씨는 사업 실패와 암 수술 등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은 뒤, 집안에 온갖 물건과 쓰레기를 쌓아두고 몸만 겨우 누울 수 있는 상태로 생활했다. 이를 알게 된 양천구 관계자가 꾸준히 A 씨를 방문해 설득한 끝에 집 안에 방치된 쓰레기를 치우고 싱크대, 냉장고, 화장실까지 꼼꼼하게 청소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문기관과 연계해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필요한 물품을 제공했다. 이후에도 청결 상태, 생활 습관 변화 등을 관찰하는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구 관계자는 "현재 A 씨는 위생적인 환경에서 심리적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양천구는 ‘저장 강박’이 의심되는 가구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클린하우스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저장 강박은 쓰지 않는 물건도 버리지 못하고 모두 집에 모아 두는 강박장애의 일종이다. 강박 장애를 앓게 되면 비위생적 환경으로 인한 질병과 화재 위험이 커지고, 인간관계 단절로 사회적 고립도 겪게 된다.

양천구는 클린하우스 지원사업을 통해 저장 강박 가구에 청소·정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리가 끝난 후에도 사후관리를 통해 강박증 극복과 사회적 관계망 회복을 돕고 있다. 쌓여 있는 물건 수거, 방역 등 ‘긴급복구’와 주거환경 정비, 심리치료, 재발방지 모니터링 등 가구당 100만 원 이내의 연계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19년 5가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32가구를 지원했다. 2020년엔 ‘저장 강박 의심가구 지원 조례’도 제정한 바 있다.

올해도 저장 강박 증상으로 도움이 필요한 위기 가구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찾아내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사회와 단절된 채로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던 주민들이 ‘클린하우스 지원사업’을 통해 다시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제때 필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