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전·단수 지시 의혹’ 이상민 집·집무실 압수수색… 소방청장·차장도 실시

“신병확보 메모가 리스크”
‘정성우 메모’ 새 쟁점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18일 경찰이 이상민(사진)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택·집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부터 이 전 장관 자택과 서울·세종 집무실에 수사관을 파견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허석곤 소방청장·이영팔 소방청 차장 집무실에 대해서도 함께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경찰은 비상계엄 당시 일부 언론사 등에 대해 실제로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류·전산기록 등의 자료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앞서 공개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이 전 장관에게 경향신문·한겨레신문·MBC·JTBC·여론조사 꽃을 봉쇄하라며 단전과 단수를 지시했다. 반면 이 전 장관은 11일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서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은 다만 계엄 선포를 만류하러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갔다가 단전·단수 등 내용이 적힌 종이쪽지를 멀리서 봤다고 주장했다. 특수단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이 전 장관과 허 청장 등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정성우 전 방첩사령부 1처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전 처장이 비상계엄 해제 직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지시를 받아적은 메모를 확보했다. 메모에는 ‘리스크 ① 명단 : 신병 확보, ② 4개소 장관님 지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 전 처장은 수사기관에서 “여 전 사령관이 (계엄 이후) 방첩사의 가장 큰 리스크는 신병확보 위한 명단 작성 사실이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지시에 따라 선관위 등 4개소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 관련 대표적 물증이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작성한 ‘홍장원 메모’의 경우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의 반박으로 신빙성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조재연·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