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진보우위 헌재’ 지키려 꼼수 입법… 헌법기관 임기연장 위헌 논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형배(오른쪽)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왼쪽) 헌법재판관이 18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9차 변론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재판관 임기연장법 발의

野 탄핵남발로 재판 줄줄이
문형배·이미선 임기 늘려
현 헌재체제로 선고 의도
후보자 임명강제법도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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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사실상 ‘문형배·이미선 임기연장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에 헌법재판관 임기가 6년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에서 법률로 임기를 늘리는 것은 불가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복기왕 의원안 외에도 민주당은 기존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거나 대통령의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모두 진보 성향 재판관의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현 ‘문형배 체제’를 유지하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주당의 무차별 탄핵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비롯해 중요한 헌법재판이 다수 진행되는 가운데,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주어진 법을 따르는 게 아닌 입법을 통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법안을 추진해, 법치와 헌재의 공정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려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다수 발의한 상태다. 특히 4월 18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을 염두에 뒀다고 의심받을 만한 법안들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았을 경우, 후임자가 임명되기 전까지는 기존 재판관이 기간 제한 없이 직무를 수행하도록 한 김현정 의원안이 대표적이다. 복기왕 의원안은 기존 재판관의 직무 수행 연장 기간을 6개월로 제한했지만, 당장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같다.

헌재의 재판 공백 방지라고 설명하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입맛에 맞는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헌법 제112조 1항에는 헌법재판관 임기가 6년으로 명시돼 있다.

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목적을 가진 듯한 법안도 다수 발의돼 있다. 서영교 의원안은 국회가 지명한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을 넘길 경우, 임명을 간주한다는 내용이고, 이성윤 의원안은 7일을 넘길 경우 임명을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의 법안은 헌법재판관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를 국회의 선출과 대법원장의 지명이 결정되는 즉시 이뤄지도록 하고, 이에 대한 거부는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