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2단계 휴전땐 남은 인질 한꺼번에 석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이軍, 서안지구서 팔 남성 수색 18일 이스라엘 군인들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에 위치한 툴카렘 난민 캠프에서 차량을 멈춰 세운 뒤 팔레스타인 남성 두 명에 대한 몸수색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순차석방 과정서 전쟁재개 우려
조직유지 위해 이스라엘에 제안

이번주 2단계 협상 시작 전망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2단계 휴전이 성사될 경우 남아 있는 인질 전원을 한꺼번에 석방하겠다는 물밑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계획대로 인질을 순차적으로 석방할 경우 다양한 변수로 인해 휴전이 중간에 무산되고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 측에 “2단계 휴전 시 남은 인질 전원을 석방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을 보냈다. 2단계 휴전 중에도 1단계 휴전 때와 마찬가지로 3∼6명의 인질을 일정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풀어줄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는 제안이다. 칸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전쟁 재개’ 가능성을 우려해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재 이스라엘 일각에서는 1단계 휴전 종료(3월 1일) 후 2단계 휴전 돌입 대신 전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측의 ‘휴전 합의 위반’을 이유로 인질 석방을 무기한 연기하자 15일까지 해당 결정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전쟁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또 칸은 하마스의 이번 제안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보다 자신들의 생존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나왔다고 봤다. 당초 이스라엘 인질 1명당 30∼50명으로 정해졌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모두 계산에 맞게 석방되지 않더라도 이스라엘의 추후 공세를 막아 우선 하마스라는 조직을 유지하고 재건해 나가자는 의도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날 “어제 열린 안보내각 회의에서 2단계에 대한 협상을 이번 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해당 안보내각 회의에서 2단계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 조건으로 △하마스 무장해제 △하마스 가자 철수 △가자지구 재건과정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역할 배제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해당 조건을 고집할 경우 인질 전원 석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질 전원 석방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선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타협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하마스는 오는 20일 인질 시신 4구를, 22일 생존 인질 6명을 각각 이스라엘에 인계할 방침이다. 하마스는 당초 22일 인질 3명을 석방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이동식 주택과 중장비 등의 반입을 허용하자 석방 인질 수를 3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73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남아 있으며, 이 중 최소 34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