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개발사업 가속·미분양 해소… 쓰러져가는 지방건설 살리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김유종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 정부,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

미분양 구입시 대출 우대금리
건설사 ‘책임준공’ 부담 완화

용인 산단 상반기 보상 착수
SOC 예산 70% 조기 집행도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악성 미분양 주택 직접매입 등 ‘지역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마련한 것은 침체한 지방주택 시장이 우리나라 전체 경제 성장률을 갉아먹으며 건설경기 부진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처방이 무너져가는 지방 건설산업에 어느 정도 온기를 불어넣을 수는 있겠지만 세제 감면·인프라 구축 등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 혜택을 부여하거나 인구 감소·고령화 등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미봉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19일 오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내놓은 ‘지역 건설경기 보완 방안’은 △지역 개발사업 확대 △재정 집행 및 부동산 시장 회복 △공사비 부담 완화·사업여건 개선을 뼈대로 한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2022년 이후 5만 가구를 웃돌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만7200가구로 불어났다.

이날 방안의 핵심은 LH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직접매입 방안을 포함한 지방 부동산 시장 회복 지원이다. LH가 3000가구 정도를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뒤 시세의 90%로 최소 6년 임대로 살다 분양 여부를 택할 수 있는 ‘든든전세주택’으로 활용한다. 정부는 또 ‘민간임대주택법’을 개정해 현재 비(非)아파트에만 허용 중인 ‘매입형 등록임대’를 85㎡ 이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도 허용하고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구입 시 디딤돌 대출 우대금리를 신설해 수요를 유도키로 했다.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운영하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 리츠)도 상반기 중 출시토록 지원할 계획이다. 3월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추진 시 건설사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책임준공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책임준공 기간이 넘어간 정도에 따라 채무인수 비율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4조3000억 원 규모 철도 지하화 사업이 올 상반기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고,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도 상반기 보상에 착수하는 등 지역 개발사업도 속도를 낸다. 그린벨트(GB) 해제 총량 예외로 인정하는 국가·지역전략사업도 2월 중 선정한다. 아울러 국토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17조9000억 원 중 상반기에 역대 최고 수준인 70%(12조5000억 원)를 집행한다.

주택 전문가들은 이날 대책에 대해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선호가 뚜렷한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세제 인센티브나 지방 생활 인프라 구축, 국가균형발전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전세원·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