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테크기업들 “정부지원 기대 못미쳐”

네이버·카카오 등 총력전

네이버와 카카오, LG 등 국내 기업들이 각자 전략으로 인공지능(AI)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와 인재 등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정부의 지원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기술 독립성 확보를 위한 ‘소버린 AI’ 전략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는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면서 국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검색·커머스·콘텐츠 등 전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추진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기술 내재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택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의 모든 AI 기반 서비스들은 내부 AI 모델만을 고집하지 않고 특정 서비스에서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비용 경쟁력 있게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한국 시장에 특화된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LG의 경우 자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 등을 확장 개발 중이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대형 언어모델(LLM)인 엑사원을 기반으로 통신 및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AI 모델이다.

이경무 서울대 석좌교수는 “국내 AI 기업들은 우리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각사의 독특한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더 경쟁력을 가지려면 결국 투자와 인재가 문제”라며 “큰 기업들이 가는 방향에서 연료를 잘 태울 수 있느냐가 화두”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발표된 정부 지원책도 이 정도 규모론 사실 어렵다”며 “규모로 따지면 중국의 3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