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기소 전 구속기간 이미 만료” … 검찰 “석방땐 증거인멸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형사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尹 구속취소 심문

尹대통령 지난달 15일 체포
尹측 ‘25일로 구속만료’ 주장
“적법절차 지켜졌는지 봐달라”

법원 “추가의견 10일간 받고 판단”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기소 돼 형사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 측은 20일 법원 구속취소 심문에서 윤 대통령 체포·구속에 대한 부당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앞서 진행된 공판준비 과정에서는 기록 검토가 부족하다며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구속취소 심문과 같은 날 오후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우선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된 구속취소 심문에서 윤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 나온 김홍일 변호사는 “형사법 대원칙인 적법절차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권 범위가 어디까지이며 그 권한과 한계는 잘 지켜졌는지 면밀하게 살펴봐 달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은 지난달 25일까지로 이미 만료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오전 10시 33분 체포돼, 1차 구속기한이 1월 24일까지인데, 구속영장 실질심사와 체포적부심에 소요된 시간 만큼만 연장될 시 25일 자정까지가 구속기간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체포적부심을 진행한 16일과 구속적부심을 진행한 18일을 제외하고 구속기간을 계산해 26일까지 구속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체포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해 19일 새벽 영장을 발부받았다.

윤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구속된 피의자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헌법 합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구속기간을 25일까지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구속이 지나치게 실무 편의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실제 소요된 시간만을 제외해야 한다는 학계의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도 전날 간담회에서 “검찰에선 수사기관 편의에 따라서 필요기간을 하루 이틀 더 잡았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 측은 “사법부 해석례에 따르면 1월 27일 24시까지가 구속기간”이라며 “영장 실무는 시간을 불문하고 청구서 접수 당일과 반환 당일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대통령에 대한 기소 권한이 없다는 점도 짚었다. 윤 대통령 측은 “내란죄 수사는 수사권 없는 범죄에 대한 수사로, 위법한 수사이고, 이에 기초한 구속영장은 불법이라 구속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는데도 윤 대통령이 구속됐다며 서울서부지방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의 사유가 잘못됐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증거수집 절차가 사실상 종료됐다”며 “각종 증거와 증거능력, 신빙성에 관한 판단만 남은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에 대해 “피고인의 직무가 정지됐지만 여전히 대통령 신분이며, 내란 주요 임무를 수행한 사람이 피고인이 임명한 사람”이라며 “주요 관련자들을 통한 변수가 있는 만큼 증거인멸 염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속 재판을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통상 구속취소는 주로 암환자, 임산부 등 건강상 이유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날 구속 취소 신청에 대한 판단은 추가 의견서를 10일간 받아본 뒤 재판부가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언제 결정할지 단언해 말하기 힘들지만 사안을 받아보고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혔다.

정선형·강한·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