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잠룡들 ‘세력 확장’ 잰걸음

김문수·오세훈 토론회에 이어
유승민도 ‘박근혜와 만남’ 시도

국힘, 대선 언급없이 ‘反이재명’
黨개혁세미나 ‘전략 부재’ 질타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는 ‘조기 대통령 선거’를 언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잠룡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지지 세력을 넓히고 있다. 당도 조기 대선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중도보수’ 이재명의 민주당,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오 시장은 “‘전 국민 25만 원’ 같은 무분별한 현금 살포는 포기하고, 민주노총 눈치 그만 보고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입법 시리즈에 앞장서줘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도보수답게, 재판만큼은 당당히 임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오 시장이 12일 국회에서 개최한 개헌 토론회에는 여당 의원 48명이 참석해 ‘대선 출정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날(19일) 나경원·우재준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2030·장년 모두 윈윈(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를 포함해 당 현역 의원 58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토론회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유승민 전 의원도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남을 시도 중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8일 JTBC에 출연해 “나와 박 전 대통령 간 오해가 쌓인 게 많다”며 “박 전 대통령과 쌓인 오해를 인간적으로 풀고 싶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책 출간을 시작으로 3월 초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 전 대표 측은 “전국을 돌며 시민·당원들을 만나는 북콘서트, 청년들과 소통 행보, 기자간담회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잠룡들은 세력 확장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은 반이재명 정서에만 의존하고 있다. 여당은 최근 전국에 ‘#8125(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이재명’이라는 표어를 강조한 현수막을 게시했다. 당 전략기획특위도 현안별로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취합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전략기획특별위원회가 주최한 2차 당 개혁 세미나에서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조기 대선이란 짧은 시간에 탄핵에 반대했던 이미지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여당은 중도층이 많이 줄고 있는 만큼 진영에 충실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이 적게 잡혔던 것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전략 부재를 비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