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당좌’ … 이번엔 노란봉투법 재발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與도… 野도… 현안논의 권성동(왼쪽 사진 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반도체특별법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오른쪽 사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정체성 논란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이재명은 우회전, 민주당은 좌회전’ 논란

친기업 성장론 얘기하더니
대표 반기업 법안 다시 꺼내
오늘 양노총과 간담회도 열어

이재명 “세상에 흑백만 있나”
여당선 “진정성 없다”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2차례 폐기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최근 다시 발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연일 ‘친기업 성장론’을 외치고 있지만,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제 제외’ 후퇴에 이어 재계가 크게 우려하는 노란봉투법을 또다시 추진하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하는 꼴이라는 비판이다.

이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상에 흑백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떻게 세상을 ‘보수 아니면 진보’로만 보나. 중도도 있다”고 말했다. 또 “‘오로지 진보’ ‘오로지 보수’ 이렇게 해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나”라면서 “예를 들면 안보나 경제 영역은 보수적 인사가 보수적 정책을 하고, 문화적 영역은 진보적 인사들이 진보적으로 하면 된다”고도 했다.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 발언 이후 당 정체성 논란이 커지며 비명(비이재명)계 일부가 ‘망언’ 등의 표현으로 비난하자 이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이 대표 발언과 달리 민주당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을 발의했다. 손해배상 책임 면제, 배상의무자별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른 책임 범위 지정 등을 규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윤 대통령이 두 차례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던 법안의 독소 조항이 그대로 포함된 셈이다. 노조에 불법파업의 길을 열어주는 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표적인 ‘반(反) 기업 입법’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라면서도 노란봉투법을 다시 중점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제 제외’에 공감한다는 뜻을 피력했다가 노동계의 반발 등을 의식해 후퇴하면서 ‘갈지자 행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차례로 방문해 지도부와 간담회도 갖는다. 다음 주 민주당 민생연석회의 노동사회위원회는 토론회를 열어 이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발표한 ‘주 4일 근무 국가’ 등 민주당의 중점 추진 노동 의제를 공개한다. ‘진보 결집’을 위해 22일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이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단독 장외집회도 연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