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4 ‘불황 타파’ 리뉴얼 승부수

■ 고급 식료품·패션 브랜드 강화

신세계, 28일 강남식품관 재단장
매장 3배 확장·자체브랜드 첫선
롯데, 37년 만에 잠실점 보수중
현대·갤러리아도 업체 추가 유치

소비위축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 국내 대형 백화점들이 올해 대대적인 점포 재단장으로 반등을 모색한다. 대형마트나 e커머스에 비해 강점을 보일 수 있는 고급 식료품과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 상품군을 강화해 불황에도 지갑을 아낌없이 여는 상류층 소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8일 매출 1위 점포인 서울 강남점 식품관을 ‘신세계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해 선보인다. 신세계 강남점의 식품관 재단장은 2009년 이후 16년 만이다. 매장 면적은 기존 7000㎡에서 약 2만㎡로 3배가량으로 커진다. 국내 백화점 식품관 중 최대 규모다. 세부적으로 가정식 전문관 매장을 대폭 확대하고, 신세계백화점 직영 과일 브랜드인 ‘셀렉트팜’과 자체 돼지고기 브랜드 ‘프라임 포크’ 등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외적으로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는 정유경 ㈜신세계 회장도 최근 강남점을 수시로 찾아 매장을 살펴보고 재단장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부터 서울 중구 본점 재단장도 추진 중이다. 본점 대규모 재단장은 2014년 이후 10여 년 만이다. 현재 본점 신관 1∼4층 대부분이 공사 중으로, 다수 매장은 본관으로 옮겨 임시로 영업하고 있다. 오는 4월에는 본관 옆 옛 제일은행 건물을 ‘헤리티지관’으로 새롭게 단장해 샤넬 등 해외 유명 브랜드 매장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주력 점포인 서울 잠실점 부분 재단장을 시작으로 올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다. 잠실점 재단장은 1988년 문을 연 지 37년 만이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지하 1층 식품관 저층부터 재단장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주요 해외 유명 브랜드를 새롭게 유치하며 고급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와 프랑스의 ‘로에베’가 곧 입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백화점과 아웃렛의 강점을 결합한 차세대 쇼핑몰 ‘커넥트현대’도 열었다. 현대백화점 아웃렛 사업 연 매출은 지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10배로 성장했다.

한화갤러리아도 서울 압구정 명품관 서관 재단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중 패션 브랜드 위주로 운영했던 서관에 에르메스·쇼메·보테가베네타 등 해외 브랜드 매장을 대거 입점해 ‘큰손’ 소비자들을 끌어모은다는 취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4%에 그쳤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