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발하는 후진국형 사고, 안전 대책 원점 재검토할 때[사설]

경기 안성시의 서울∼세종 고속도로 공사장에서 25일 교량 상판 붕괴 사고가 발생해 순식간에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참사 자체도 문제지만, 동영상을 보면 후진국에서 일어난 일로 착각할 만큼 충격적이다. 자세한 사고 원인은 곧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당시 강풍 등도 없었다는 점에서 부실시공과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잖아도 지난 14일 부산의 호텔 공사 현장에서 화재로 6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용접 작업 중에 소방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최소한의 안전조치조차 준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 하루 앞서 13일에는 전북 부안 앞바다 어선 화재로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29일 179명이 숨진 전남 무안공항의 제주항공 사고도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더라도 다른 크고 작은 사고가 빈발한다.

대통령·국무총리 탄핵으로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행정안전부 장관도 공석인 상태다. 야당의 무분별한 예비비 삭감으로 재해 대응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엄중 처벌은 기본이다. 이와 함께 안전 대책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때다. 난이도 높은 공사도 많아졌다. 의사소통이 불편한 외국인 합법·불법 취업자도 많다. 예방보다 처벌이 강조된 중대재해처벌법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