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나홀로 화재’ 피해 초등생, 닷새 만에 숨져…장기기증 결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오전 인천 서구 심곡동 한 빌라 4층 세대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집안에 있던 초등학생 A 양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닷새 만에 숨졌다. 뉴시스

방학을 맞아 집에 혼자 있던 중 발생한 불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12세 초등학생이 사고 발생 닷새 만에 끝내 숨졌다.

4일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최근 빌라에서 났던 화재로 인천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초등학교 5학년생 A(12) 양이 전날 오전 사망했다. A 양의 유족은 ‘심장·신장 등 장기 4개를 기증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A 양의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A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43분쯤 인천 서구 심곡동 집에 혼자 있던 중 발생한 불로 중상을 입었다.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연기까지 마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화재 당일 A 양은 방학이어서 집에 혼자 있다가 변을 당했다. A 양 어머니는 식당에 출근했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간 상태였다.

앞서 A양은 전기·가스비 체납 등으로 인해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른 위기아동 관리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A양의 부모가 맞벌이하면서 소득 기준을 초과해 복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화재 현장에서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여 먹은 흔적이 발견됐다. 텔레비전 뒤쪽에서 전기적 특이점도 확인됐다. 세대 내부 10.8㎡와 가전제품 등 가재도구가 불에 타거나 그을려 소방서 추산 39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당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71명과 펌프차량 등 장비 19대를 동원해 51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