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의존 않는 사회, 왜 軍에서 세월…” 위험한 李 인식[사설]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업관·안보관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 또 나왔다. 이 대표는 민주연구원이 2일 공개한 인공지능(AI) 주제의 유튜브 토론 영상에서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만들어 70%는 민간,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국민 펀드나 국가가 투자해 생산성 일부를 나눠 가지면 세금을 안 걷어도” 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고심은 없이, 기업 성과를 나눌 생각부터 한다. 반도체 업계의 52시간 예외 적용 호소까지 묵살한 것만 봐도 위험천만한 선동으로 비친다. 이 대표는 4일 “국민 조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했다”고 해명했는데, ‘세금 없는 나라’ 환상을 심으려 했던 것 아닌가.

이 대표는 “청년들이 왜 군대 막사에 앉아 세월을 보내고 있나”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드론, 로봇, 무인으로 간다”고도 했다. 첨단 무기체계가 현대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미래 전쟁이 ‘무인 전쟁’인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 전술적 운용과 정보 시스템 확충에 더 많은 인력이 소요되는 터라 미국도 ‘드론 군단’ 양성을 추진하고 있지 않은가. 이 대표는 4일에도 “현대전은 병사 수가 아니라 무기 장비체계로 결판난다”고 사실상 군 병력 규모 축소를 시사했다. “병사들도 병영에서 청춘을 보내며 견디는 게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 전문 직업군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군의 미래화를 주장했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군대에서 썩는다”는 언급을 상기시킨다. 새로운 전쟁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면, 지난해 2025년 예산안 심사에서 북한 드론 위협 대응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데 동조한 것은 어찌 설명할 것인가. 군대가 놀고 있다는 식의 인식 자체도 국군 모욕 수준이다. 이런 인식으로 군 통수권자가 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