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차관 후보 “韓 정치 상황 보면 한·미·일 협력 지속 불분명”

전작권 전환 “韓 역할 강화지지”
방위비 인상 압박 근거 될 수도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자가 4일(현지시간)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에 대해 “지난 6~8개월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그것이 계속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중 견제와 압박을 위한 한·미·일 전략과 상충하는 한국 더불어민주당의 외교 정책에 대한 우려와 견제가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콜비 후보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방위비 분담 등에서 한국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향후 방위비 인상 압박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콜비 후보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한·미·일 3자 (협력)에 대해 나는 어떤 면에서는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주한미군의 성격을 중국견제용으로 바꿔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콜비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한·미·일 삼각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취지에 더해 윤석열 정부의 3국 안보 협력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콜비 후보자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간 밀착 행보에 대해서는 서방에 대한 일종의 맞대응 연합으로 혼란을 야기한다고 평가한 뒤 “그 연합의 초석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방위 측면에서 우리는 동맹과 협력해 우리 주변의 허점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동맹국의 방위 분담과 관련, “이스라엘, 한국, 폴란드 등은 정말로 제 몫을 하고 있으나 동맹 네트워크에 있는 큰 경제의 국가들은 그들의 몫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콜비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한국에 대한 전시 작전권 이양이 조건 기반으로 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반적으로 저는 (한미) 동맹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외교 정책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에는 한국과 같이 유능하고 의욕적인 동맹국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포함된다”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 정부에서 전작권 전환을 고리로 한국에 방위비의 대폭 인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