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피하기… 일본·대만 ‘초당적 협력’[관세전쟁, 위기의 한국]

한국은 탄핵이슈에 매몰

밀려오는 ‘트럼프 관세’ 파고를 넘기 위해 각국 여야 정치권은 초당적 대응책을 찾아가고 있다. 반면 탄핵 갈등에 시달리는 한국은 여전히 ‘내치’가 ‘외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대만에선 여야를 불문하고 주요 인사들이 대미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정부 관리들이 미국을 방문했고, 지난달 8일에는 궈즈후이(郭智輝) 경제부 장관이 관세 대응을 위해 정부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했다. 특히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는 제1야당인 국민당 출신의 한궈워(韓國瑜) 입법원장이 인솔하는 초당적 대표단이 방미했다. 당시 대표단에는 야당인 국민당 의원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3주 차에 일찌감치 정상회담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정적’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트럼프 공략법’을 숙지해 회담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내정이 어지러운 국가들은 ‘트럼프 리스크’ 관리에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주요국별 트럼프 관세 대응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치렀던 독일과 지난해 11월 조기 총선 이후 과반 정당이 없어 진통을 겪었던 아일랜드 역시 관세 대응에 소극적이다.

탄핵 격랑에 휩싸인 한국에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찾았지만, ‘사진찍기’ 경쟁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취임식 참석차 방미한 여야 의원들이 한국계 앤디 김 미국 상원의원, 영 김 하원의원과 사진찍기에 바빴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시영 기자 si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