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모든 고속도로 달린다…운행구간 358㎞ → 5367㎞

기존 4개 노선에서 전체로 확대
기업간 화물운송 서비스도 시행

자율주행차량이 국내 고속도로 전 구간을 달릴 수 있게 됐다. 이전에 비해 자율주행차 운행 가능 구간이 15배 길어지면서 화물 운송업을 비롯한 자율주행 서비스 전반이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5일부터 자율주행차의 운행 가능 구간을 기존 고속도로 4개 노선에서 전국 고속도로 전 구간인 44개 노선으로 확대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동안 고속도로에서는 경부선(판교JCT~옥천IC)과 영동선(동군포IC~호법JCT), 수도권제1순환선(판교JCT~하남JCT), 중부선(하남JCT~남이JCT) 등 4개 노선(총 332.3㎞)으로 운행이 한정됐지만 앞으로 전체 44개 노선(5224㎞)까지 가능해진다. 일반도로에서는 기존 6개 IC~물류시설을 연결하는 25.7㎞ 구간에서 19개 IC~물류시설을 연결하는 143㎞ 구간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 운행 가능 총거리는 358㎞에서 5367㎞로 확대됐다.

국토부는 자율주행 서비스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초 고속·일반도로 총 358㎞를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했지만 이대로는 교통 상황에 따라 노선을 변경하거나 신규 운송 수요에 맞춰 노선을 신설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위원회는 고속도로 운행여건이 일반도로와 달리 신호등과 보행자 등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개선안을 심의·의결했다.

아울러 물류창고에서 물류창고로 대규모 화물을 운송하는 ‘기업 간 화물 유상운송 서비스’도 본격 시행된다. 그동안 국토부는 60일간 화물 적재량을 기재한 실적이 있는 화물차만 운송을 허가했지만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에 따른 운행 기간도 사전운행 실적으로 인정하도록 개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선안이 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진 않겠지만 자동차 수출국으로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봤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생산량 80%를 수출하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많아 주요 선진국 대비 4~5년 뒤처져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당장에 부를 창출하진 않겠지만 과도한 규제로 신사업 개척 등에 어려움을 겪던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번에 고속도로 전 구간으로 확대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고속화도로와 일반도로까지 대상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