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렬 반성” 고개숙인 노태악… “美에 감사” 무릎꿇은 젤렌스키[금주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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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금주의 인물

1. 선관위‘특혜 채용’사과 노태악 선관위원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채용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 통렬한 반성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지난 4일 사과문을 냈지만, 2023년 5월 적발된 특혜채용 10명에 대한 징계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문화일보 3월 4일자 1면 참조)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하자 노 위원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다.

노 위원장은 사과문에서 “특혜채용 문제와 관련해 부적정하게 업무를 처리한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징계 요구를 했다”며 “감사원이 요구한 징계 수준과 선관위 내부 기준을 고려해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선관위는 채용 비리에 연루된 18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고, 특혜채용 당사자인 자녀 직원 10명을 직무배제 조치했다.

노 위원장이 특혜채용 직원에 대한 징계 요구와 함께 외부 통제를 포함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특단의 조치 없이는 비판 여론을 불식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자정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특별감찰관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2. 트럼프와 설전 수습나선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설전 끝에 파행된 백악관 정상회담에 대해 정식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4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X를 통해 “백악관에서 있었던 우리의 만남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진행돼 유감”이라며 미국을 향해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지원한 것들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해 상황이 바뀌었음을 기억한다. 우리는 이에 감사드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달 28일 정상회담 후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전면 중단하면서 러시아군과의 전쟁에 차질이 생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달래기’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광물 협정에 대해서도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종전 협상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3. 홈플러스 회생 신청 책임론 김병주 MBK 회장

대형마트 업체인 홈플러스가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렇다 할 자구 노력 없이 갑작스럽게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와 입점 회사를 비롯해 홈플러스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자로 발행된 만기 1년 이하 채권으로 기업의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된다) 투자자들이 수천억 원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6000억 원대를 투자해 국민연금 손실도 우려된다.

김 회장은 1963년생으로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을 취득한 뒤 명문 사립대 하버퍼드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세계 3위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에서 한미은행 인수를 주도하면서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 자신의 이름(마이클 병주 킴)을 딴 MBK파트너스를 설립해 대우정밀 인수를 시작으로 많은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 사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4. 66년 노래인생 마침표 선언 ‘트로트 여왕’이미자

66년간 서민의 애환을 달래는 노래를 불러온 가수 이미자(84)가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해방 이후 가장 오랜 기간 ‘트로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지켜오던 거장의 퇴장이다.

이미자는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퍼드호텔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이라는 말씀을 확실히 드릴 수 있을 때”라면서 “앞으로 콘서트를 열지도 않고, 레코딩(음반 취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동석한 후배 가수 주현미, 조항조를 자신의 후계자로 소개한 이미자는 “이렇게 든든한 후배들을 제가 고르고 골라서 전통가요의 맥을 대물림해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기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미자는 오는 4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두 사람과 함께 고별 공연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을 진행한다. “앞으로 콘서트를 열지도 않고, 레코딩(음반 취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미자를 무대 위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1941년생인 이미자는 지난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했다. 이후 ‘동백 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여로’ 등 약 2500곡을 발표하며 고단했던 전후 세대를 비롯해 질곡의 역사를 지내온 국민들을 위로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5. K-팝 첫 美아카데미 무대 블랙핑크 리사

걸그룹 블랙핑크 리사가 K-팝 가수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축하 공연을 펼쳤다. 리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007시리즈’ 헌정 무대를 꾸몄다.

배우 마거릿 퀄리가 ‘007’ 사운드트랙을 배경으로 탱고 무대를 펼친 후 리사는 와이어를 매달고 등장했다. 블랙 드레스로 한껏 멋을 낸 그는 ‘007 죽느냐 사느냐’(1973)의 주제곡 중 하나인 ‘리브 앤드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열창했다. 리사가 지난달 발표한 신곡 ‘본 어게인’(Born Again)을 함께 작업한 미국 래퍼 도자 캣,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도 아카데미 시상식 공연에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의 주제곡 ‘다이아몬즈 아 포에버’(Diamonds are Forever)를, 레이는 ‘스카이폴’(2012)의 주제곡을 불렀다.

한편 리사는 지난달 28일 첫 정규앨범 ‘Alter Ego’(얼터 에고)를 발매했다. 앞서 공개했던 수록곡 ‘본 어게인’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진입했다. 오는 4월에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 코첼라에서 솔로 무대를 펼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