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감 살아난 안병훈, 특급대회서 시즌 첫 ‘톱10’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병훈이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 앤드 로지에서 열린 PGA투어 특급대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1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4R
5언더파 기록… 공동 8위 올라
3일 연속 언더파 집중력 돋보여

안병훈이 난코스를 뚫고 2025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톱10에 진입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 2위보다 뛰어난 성적이다.

안병훈은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 앤드 로지(파72)에서 열린 PGA투어 특급대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가 된 안병훈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은 첫날 4오버파로 주춤했으나 3일 연속 언더파, 특히 마지막 날 집중력을 선보이며 올해 첫 번째 자신의 PGA투어 톱10 진입을 이뤘다. 이 대회에 앞서 6개 대회에 출전했던 안병훈은 AT&T 페블비치 프로암의 공동 22위가 올해 최고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안병훈은 많은 상금과 페덱스컵 포인트가 걸린 특급대회에서 반등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안병훈은 직전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하는 등 자신이 출전한 대회의 절반인 3개 대회에서 컷 탈락해 PGA투어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던 지난해의 좋은 흐름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난도 높은 코스에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4언더파 284타),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3언더파 285타)보다 뛰어난 성적을 내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안병훈과 동반 톱10 진입을 노렸던 김시우는 마지막 날 버디 4개를 잡고도 보기와 트리플 보기 1개를 범해 이븐파를 쳤다. 특히 3번 홀(파4)에서 두 차례나 연못에 공이 빠지는 불운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결국 2타를 더 줄인 임성재 등과 함께 공동 19위(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마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김시우는 최근 출전한 대회에서 4연속 중·상위권의 성적을 이어가며 8년 연속 마스터스 출전권 확보 경쟁을 이어갔다.

우승은 러셀 헨리(미국·11언더파 277타)가 차지했다. 헨리는 이번 시즌 앞선 5개 대회에서 세 차례나 톱10에 들었을 만큼 꾸준히 우승권에서 경쟁한 끝에 2022∼2023시즌 월드 와이드 테크놀로지 챔피언십 이후 약 28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약 58억 원)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은 막판 행운이 따른 결과다. 헨리는 콜린 모리카와(미국)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였던 16번 홀(파5)에서 그린 옆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홀을 향해 굴러가 정확하게 떨어지는 이글을 잡고 선두가 돼 트로피를 번쩍 들었다. 헨리는 “최고 수준의 코스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을 뚫고 우승하는 것은 정말 초현실적”이라고 기뻐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