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난동’ 첫 공판… 시작부터 “재판부 불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법원 들어서는 변호인들… ‘서울서부지법 난동사태’ 가담자들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리는 10일 이하상 변호사 등 변호인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폭력시위’ 63명 중 14명 재판

변호인 “공정한 재판을” 압박
‘경찰폭행’ 혐의자 “그런적 없다”

서부지법 앞 ‘석방촉구’ 집회

지난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에 반발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하고 폭력시위를 벌인 ‘서부지법 난동사태’ 가담자들에 대한 첫 재판이 10일 이뤄졌다. 이들은 재판 시작부터 재판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각을 세웠고, 일부는 혐의를 부인했다. 서부지법은 이날부터 14일, 17일 등 순차적으로 이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서부지법 난동사태 가담자 63명 중 14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초록색 수의를 입은 피고인들은 방청석에 두 줄로 나눠 앉아 재판을 들었다.

재판이 시작되자 가담자들의 변호를 맡은 이하상 변호사는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각 개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발견될 수 있도록 충분한 변론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가 증거 제출이 지연되면 신속재판을 위해 증거신청이 기각될 수 있다고 설명하자 “새로운 증거가 나올 수 있는데 늦었다고 해서 증거조사를 안 한다는 뜻인지 염려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에 “신속한 재판 이전에 공정한 재판을 언급했다”며 맞섰다.

이날 피고인 일부는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월 18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후 이동하는 공수처 차량에 대해 스크럼을 짜 이동을 막고 차량 유리창을 두드리는 등 통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A 씨는 “스크럼을 짠 것은 내 의지가 아니며 누군가가 ‘스크럼을 짜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시위 도중 현장 경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B 씨의 변호인은 “경찰을 폭행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했다. 앞서 가담자 일부는 ‘국민저항권’ 등을 언급하며, 법원 난입 등을 합리화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서부지법 앞에서는 이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청년들 구속은 나치즘’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시위대에 대한 구속이 ‘전체주의’라며 비판했다. 집회에 참여한 김모 씨는 “애국청년들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한 몸 희생했던 것”이라며 “난동, 폭동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튜버 C 씨는 현장을 생중계하며 “서부지법 난동사태 당시 경찰이 사실상 들어오라며 문을 열어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석방된 뒤 이들에 대해 “저의 구속과 관련해 수감돼 있는 분들도 조속히 석방되기를 기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 7일 기준 서부지법 난동사태 관련자 78명을 기소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1월 19일 오전 3시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지자 법원 문을 강제로 열고 담장을 넘어 법원 경내로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는 법원 내 집기를 부수고 영장 발부 판사 색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