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에 기름붓는 與·野… 다시 ‘尹 대 李’ 정국 회귀

與, 尹 접촉 넓히고 공수처 공격
野, 장외농성·檢총장 탄핵 카드
진영논리에 매몰…공멸의 위기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며 정국이 다시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회귀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추진하고, 야당은 매일 광장에서 장외농성을 벌이며 심우정 검찰총장 등에 대한 30번째 탄핵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가뜩이나 탄핵 찬성과 반대로 국민의 마음이 분열된 심리적 내전 상태에서 정치권이 통합은커녕 앞장서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맞불 장외집회 등을 의논하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탄핵 금단 증상을 느끼는지 기어이 30번을 채워야 직성이 풀릴 모양”이라며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 국가 혼란을 몰아가는 내전 세력”이라고 직격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심 총장은 내란수괴 석방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서도 “최 대행이 헌법과 법률을 지키지 않으니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폭동·선동이 난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갈등 조정 기능을 상실한 채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정치가 사법기관 공격과 지지층 결집에 치중한다면, 사회의 마지막 보루인 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이대로면 대한민국이 공멸할 위기”라고 우려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여야가 진영 논리에 편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우·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