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서 간이식 15년… 300명에 ‘새 생명’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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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305번째 수술
비용 지원하고 의술 등도 전수

전 세계에서 간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몽골에서 한국이 전수한 생체 간 이식 수술로 지난 15년간 300여 명이 새 삶을 얻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1년부터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 제1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해 왔으며, 지난달 22일 305번째 생체 간 이식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간경화를 앓던 어머니 엥흐멘드(41) 씨에게 아들 갈바드라흐(25) 씨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이는 몽골 최초로 복강경을 이용한 간 절제술이다. 이번 수술에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정동환, 강우형 교수가 참여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 통계에 따르면 몽골은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간암 신 환자(2022년에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 수가 96.1명에 달해 세계 1위다. 자국에선 간 이식 수술을 할 수 없던 탓에 극소수 환자만이 해외에서 이식받아야 했다.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몽골 정부는 2009년 말 간 이식 프로그램 유치팀을 조직하고 서울아산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지 의료진 초청 연수 △아산병원 의료진의 현지 수술 집도와 환자 관리 △독자적인 간 이식 운영을 위한 시스템 정착으로 이어지는 3단계 프로젝트에 나섰다. 생체 간 이식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인 이승규(사진 오른쪽 두번째)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2011년 몽골 최초의 생체 간 이식에 직접 참여하는 등 총 20차례 몽골을 방문했다. 이 교수를 포함해 15년간 현지에 파견된 아산병원 의료진은 214명이었다. 몽골 의료진 192명도 한국에 와서 연수를 받았다. 간 이식 전수에 드는 비용은 모두 아산사회복지재단 서울아산병원이 지원했다. 이 같은 노력 속에 현재 몽골 국립 제1병원은 현지 다른 병원에 간 이식을 전수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몽골 정부와 처음 협약을 맺을 당시 현지엔 마땅한 간 이식 치료 기술과 장비가 없어 전적으로 해외 원정 치료에 의존해야 했다”며 “서울아산병원 간 이식팀 의료진의 15년 노력으로 많은 환자가 새 생명을 얻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