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갭투자 늘며 가계대출 다시 비상

  • 문화일보
  • 입력 2025-03-17 11:49
  • 업데이트 2025-03-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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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잠실 등 집값 3.7% 올라
서울 소비심리 5개월만에 상승
줄었던 대출도 2월 4.3조 급증
금융위 점검회의서 대응 논의


연초 뒷걸음쳤던 가계부채가 서울 일부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이후 다시 자극받는 모습이다. 해제 지역인 이른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가격은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가능해지면서 한 달 만에 평균 3.7% 올랐다. 금리 인하기에 집값 상승 기대심리까지 커지는 형국이어서 가계대출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주택 관련 대출 동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3000억 원 증가하며 1월 감소세(-9000억 원)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5조 원 증가하며 지난해 10월(5조5000억 원 증가)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금융위는 지난달 가계대출이 신학기에 맞춰 학군지 등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집중되면서 대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신규 취급 주담대 규모가 연초부터 증가하다 2월 말에 정점을 찍은 뒤, 이달 들어서는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연초 대출영업 재개, 대출금리 하락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토허제 해제 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서울 강남 3구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어 당분간 가계대출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3월 둘째 주까지 6주 연속 올랐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4.3포인트 급등한 124.7로, 5개월 만에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권대영 사무처장은 “서울 부동산 시장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3월 이후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강남 3구의 주간 아파트 상승 폭은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토허제가 풀린 뒤 갭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집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에서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자금조달계획서)에 △임대보증금을 승계받고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있으며 △입주계획을 ‘임대’로 써낸 갭투자 의심 매매가 총 134건에 달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허제 해제를 예고하기 전인 지난해 12월(61건) 대비 약 2.19배 증가한 수치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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