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쿠아론 감독, ‘돼지의 왕’ 때부터 나를 지켜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출연진과 연상호 감독. 연합뉴스

"제가 가진 색깔을 하나로 모두 응축한 작품이 바로 ‘계시록’입니다."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지옥’ 등을 선보인 연상호 감독이 신작 ‘계시록’을 공개하며 이같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서울 엠겔러리에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작품은 소위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연 감독은 "‘계시’라고 여겨지는 여러 가지 상황이 연속돼서 ‘계시록’으로 제목을 지었다"면서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어 하는 것만 믿는 인물들이 겪는 파멸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판타지 요소를 제외한 지극히 사실적인 심리 스릴러"라고 소개했다.

‘계시록’에는 ‘그래비티’, ‘로마’ 등으로 유명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둘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연 감독은 "쿠아론 감독이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때부터 나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한다"며 "사실 처음 협업 의사를 타진해 왔을 때 아무래도 ‘부산행’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혹시 ‘부산행’처럼 판타지 요소가 짙은 작품을 같이 하고 싶은 건지 살짝 긴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쿠아론 감독은 ‘계시록’의 편집, 마케팅 단계에도 참여하며 연 감독을 지원했다는 후문이다. 연 감독은 "원래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이 콘티 단계에서는 여러 장면으로 나뉜 상태였다"면서 "저는 좀 더 힘이 있게 이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죠. 마침 쿠아론 감독이 워낙 ‘롱테이크’의 대가이지 않나. 거기에 영향을 받아 5분 30초짜리 원신 노컷(One scene no cut) 장면으로 변경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각자 이야기를 전개하던 ‘민찬’, ‘연희’, ‘양래’가 한자리에 모여 클라이맥스를 이루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계시록’은 개척 사명을 받고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목사 성민찬(류준열)이 아들을 유괴당하고, 그를 찾아온 전과자 권양래(신민재 분)가 바로 아들을 유괴한 범인이라고 ‘신의 계시’를 통해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이연희는 신현빈이 연기한다.

안진용 기자